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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한 알의 한 소식

산풍경 2023. 3. 8. 08:33

감자 한 알의 한 소식

            조오연

 

나는 말을 잃어버렸다.

 

내 나이 일흔둘에 

반은 빈집뿐인

산 마을을 지날 때

 

늙은 중님, 하고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더니

예닐곱 아이가 감자 한알을 쥐어주고

꾸벅 절을 하고 돌아갔다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산 마을을 벗어나서

내가 왜 이렇게 오래 사나 했더니

그 아이에게

감자 한 알을 받을 일이 남아서였다

 

오늘 그 생각으로 무작정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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