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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오랫만에 와인 후기.

산풍경 2024. 12. 15. 21:20

실로 오랜만이다.
와인과 본격적으로 다시 만난 것은 거의 육 개월 만인 것 같다.
집에서 반주로 한두 잔씩 먹는 와인은 한 병을 다 먹기가 벅차다.
그래서 몇 번에 걸쳐서 나눠먹다가 결국엔 1/3 정도 버리고 만다.
나 혼자 마시는 와인은 그리 땡기질 않는다.
확실히 와인은 여러 명이 같이 마셔야 그 맛의 시너지가 난다.
서로의 나이와 연령을 정확히 몰라도 와인을 같이 마시면서 그 느낌과 감각을 공유한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몇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
와인과 함께하는 모임은 그래서 재미있다.

 
중국 요리와 함께하는 와인 모임이다.
중국 요리와 와인을 자주 마시지 않지만, 이번엔 특이하게 여기에서 모임을 가졌다.

재즈 음악을 하는 친구들까지 초대하여 기분 좋은 음악 연주를 들으면서 마시는 와인은 많이 특별했다.
엔딩곡으로 젊은 뮤지션들의 손가락에서 나오는 'Fly to the Moon'의 선율은 감미롭다.
 
저녁 7시부터 이루어진 모임에는 총 4가지의 와인이 리스트에 올랐다.
첫 번째 마신 샴페인.
같이 하신 분들의 초상권이 있기 때문에 와인에 집중해서 글을 만들어 보려 함.
 

자크 꼬방 트래디션 브뤼.
프랑스의 샴페인이고 
포도품종은 피노 뮈니에 90%, 피노누아 10%.
도수는 12.5%
이번 와인 라인업을 설명하는 우리의 와인고수가 더 담아 오지 못해서 서운했다고 한다.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이었던 안~셰프가 전량을 다 사가버려서 그전에 사놓은 걸 가져왔다고...
그만큼 맛있는 샴페인이라는 뜻이다.
나만의 테이스팅 노트 : 와인 잔속에 떨어지는 버블이 작고, 풍성하며  와인을 다 마실 때까지 탄산이 이어진다.
기포의 상태는 delicte 하다. 시트러스의 향과 잘 익은 사과의 향이 복합적으로 이어지며, 다 마시고 나서의 피니쉬는 깔끔하다. 상당히 매력이 있는 샴페인으로 연거푸 두 잔을 마셨다. 아주 좋았다.
 

웰컴쿠키인데 아주 귀여워서 찰칵.

두 번째 와인은 화이트.
그 유명한 샤블리 와인이다.

 프랑스 부로고뉴 샤블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화이트와인이다.
" 아~~ 생굴 플래터 요리와 함께하면 샤블리의 진가를 맛볼 수 있을 텐데~~"
"그럼 석화 벙개 함 합시다."
같은 좌석의 일행들 모두 공감하는 와인맛이다.
과하지 않은 레몬향과 애플향이 결합하여 입 안에 묘한 짭조름함과 시너지를 이룬다. 또한 마실 때 향긋한 목 넘김이 부드럽다.
그래서 오이스터요리 생각이 났나 보다.
그런데 우리 식탁에는 탕수육과 유산슬, 꽃빵과 함께 나온 고추잡채가 있으니 더 생각이 났다보다.
이젠 이태리 레드의 향연.
두 종류의 와인인데 둘 다 만족 대만족이다.


첫 번째 레드. Serre Nuove 2021.
이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지역 지롱드강 좌안의 샤또 와인 느낌이다. 물론 포도의 종류도 비슷하다.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기반의 오크향과 블랙베리, 그리고 스모키하고  스파이시한 맛이다.
한 모금하고 또 한 모금하면서 목에 남는 탄닌감이 기분 좋다. 밸런스가 너무 좋다.

두 번째 이탈리안 레드.


한시 간이상 에어레이션을 했음 해도 첫 모금에 알코올기가 확 느껴진다.
하지만 몇 번의 스월링을 하면 이내 진한 장미향과 함께 검은 자두의 맛이 느껴진다.
카베르네 쇼비뇽과 시라, 메를로, 산지오베제의 브랜딩이 마초남들을 유혹한다.
육즙이 줄줄 흐르는 소고기가 떠오른다.
그것도 레어로 요리된 Beefsteak.

오랜만에 와인의 향기 가득한 밤이었다.

아쉬움 가득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