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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들

전주시설관리공단 덕진수영장 Open Run 후기

산풍경 2024. 12. 30. 18:05

각 시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에 신규 등록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나는 2번의 낙방 끝에 3번째 덕진 수영장에 족보를 올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3달을 배우고 태국으로 가게 되었다.
태국에서 돌아와 한 달을 쉬면서 체중이 겁나 불었다.
허리도 다시 아픈 것 같고,
그래서 구국의 결단으로 2025년 새해에 다시 수영장을 다니기로 맘먹었다.
 
그런데 기존반의 잔여분 추가등록에는 모집원칙이 선착순이다.
다음과 같은 Rule을 적용한다.

○ 기존반 신규회원[기존반 잔여분 추가등록] : 12. 30.()~12. 31.() 18:00까지

※ 선착순 모집이므로 강습반 상황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음
※ 시설장 운영시간 내 결제 가능
※ 월회원권이나 강습을 수강한 적이 없을 경우, 전주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회원가입 필수
- 회원가입이 되어있어야 강습 등록이 가능합니다.
※ 회원카드 지참

 

진안 꼴짜기에 있는 산중가옥


예전에 같이 수영강습을 받던 분의 말씀이 다시 이렇게 추가등록을 하기 위한 비법이 있다고 했다.
"저는 추가등록 첫째 날 새벽 4시에 수영장에 와서 기다렸어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왔는데, 제 앞에 한분 먼저 오신 분이 있더라고요."
"그렇게나 일찍 와서 줄 서야 합니까?"
"그분은 새벽 3시에 오셨더라구요."
 
겁나게 경쟁이 치열하니까 
사정이 있어서 그만두었다가 다시 시작하려면 새벽 일찍 와서 선착순으로 순위 안에 들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니, 
웬만하면 그냥 쭉~ 가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오늘 새벽 4시 20분에 기상.
원래는 새벽 3시 반에 기상해서 늦어도 4시 반까지 수영장에 도착하려고 했다.
설마, 이 겨울에 그렇게까지 일찍 새벽에 가야한다고?
이성적으로 그건 Over라는 생각에 시계 알람을 4시 20분에 맞추어놓은 것이다.
서둘러 옷 입고, 나가면 늦어도 5시까지는 도착할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수영강습은 3개였다.
배영, 자유형고급, 평형 초급. 
아무거나 수강이 가능하면 들어가기로 맘먹었다.
 
그래서 새벽 6시에 수영장 문을 열면 바로 오픈 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에 세수도 못하고 눈곱만 띠고 달려갔다.
허걱~~ 현재시간 4시 56분.
그런데 내 앞에 벌써 11명이 수영용품이 들어가 있는 바구니를 갖다 놓고 있다.
이거 혹시 선착순에서 밀리는 거 아닐까?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는 강습은 세 곳이니까~
그중 어디라도 되겠지라는 마음에 나의 노랑 아쿠아백을 12번째 자리에 놓고
편의점을 찾으러 나갔다.
왜? 
따뜻한 라테 한잔 사 먹으려고.
 

눈내리는 거리는 언제나 운치가 있다


5시 30분쯤 되니 사람들이 몰려온다.
내 뒤쪽으로 약 15명 이상이 서있다.
오메~ 이렇게 열성적인 수영 마니아들이 있었다니..
5시 55분 드디어 문이 열리고 수영장 카운터 쪽으로 가니 내가 들어가려고 하는 다행히 수영강습은 여유가 있단다. 
하여, 느긋하게 2025년 1월 수강등록을 하고, 
바로 나오기가 뭐해서 오랜만에 수영을 하러 표를 끊었다.
 
이 새벽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수영하는 모습이 너무 낯설다.
초급자 래인에서 자유형을 연습하는데도 사람들이 치인다.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수영하는데 몸이, 팔이, 발이 걸린다. 결국. 약 30분 정도 하다가 나왔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기분이 뿌듯하다.
수영강습을 계속 받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뭔가 했다는 요 기분.
일종의 성취감..ㅎㅎㅎ
 

성취감을 얻으로 오른 모악산


이렇게 소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뿌듯해하는 나를 보면 상반된 감정이 올라온다.
한편으론 이러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뭔가 해보려고 애쓰는 내가 대견스럽기도 하다.
그래 내년 1월부터 1년만 수영강습을 받아보자. 
아직 골프엘보가 나아지지 않고 지지부진하다.
사실 수영 역시 팔을 많이 쓰는 운동이라서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골프만큼 강한 임팩트가 필요 없으니..
좀 좋아지지 않을까?
정확한 동작과 무리하지 않으면 허리에 참 좋은 운동이라니까 
빨리 하려고 보다는 정확하게 물리치료받는다는 느낌으로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