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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들

Living Alone in Chiang Mai

산풍경 2024. 10. 7. 19:53

홀가분하게 떠나왔다.
근데 의외로 궁상맞다.
뭐랄까? 의지할 사람이 없으니 음식 먹기도 불편하다.

예를 들어, 대형 쇼핑몰과 마트에는 푸드코트가 다 있다.

거기서 일단 현금이나 GNL 로 일정금액을 결제하면 플라스틱 카드를 준다.
그럼 그걸로 음식을 시켜야하는데 혼자서 자리 잡기가 쉽지않다.

또 음식을 달랑 한개만 주문하는게 아니라 두세개쯤 되면 접시를 몇개들고 빈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녀야한다.

합석을 하려해도 다들 일행이 있다고 난색을 표한다.
그럴 때 자리잡고 앉아서 내 음식을 받아주고 같이 하하~ 거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또 혼자있으니 영~ 주눅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 난 나의 MBTI 가 I로 시작하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뭔가 사람들과의 만남이 쑥스럽고, 혼자 뭘 하기가 참말로 힘들다.
어제밤에는 원님만 근처에 라이브카페가 있다하여 찾아나섰다.

그냥 밤에 맥주 한병 빨면서 안주 하나 시키고 앉아 음악감상하는 그런 상상을 하면서.....

한참을 걷다가 구글지도에 가르키는 곳에 왔는데 주변이 캄캄한 주택가여서 전혀 라이브카페가 안보인다.
몇번을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무섭다는 생각에 서둘러 발길을 돌려 마야몰앞에 있는 카멜리아에 왔다.

 

야외 라이브바 같은 건데....그냥 근처에만 서 있어도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그치만, 소셜 포지션이 있으니....일단 입장을 해서 정정당당하게 봐야하지 않겠어?

밖에서 보니깐, 빈 자리가 여럿보이는데 혼자온 사람은 없다.
다들 일행들이 있다.
아~~ 들어가야하나 말아야하나....엄청난 갈등이 나를 가로 막는다.

미리 구글맵을 보면서 리뷰 읽어보고 공부한 내용대로라면...
오징어튀김과 호가든을 주문하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왔는데~~
앞에 메뉴 스탠드가 보인다.

그래..폼 나게 일단 서서 마치 들어갈 것 처럼..자세히 메뉴를 살펴보았는데 오징어튀김이 없다.

뭐야? 정보가 잘못된건가?

안주가 기본 200바트가 넘고, 비싸네? 맥주도 가격이 300바트?
뭐여?  너무 비싼거 아녀?


휙~~ 돌아서서 마야몰 사층으로 직행한다.
만만한 푸드코트 여기저기 먹을 것을 찾아나섰다.
근데 난 맥주 한잔과 안주가 먹고싶은데~^

그래...여긴 아니야....원래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었어.
에라 모르겠다.
다시 나와서 원님만으로 발길을 돌린다.
현재시간 8시반~~ 벌써 호텔에서 나온지 한시간이 지났다.
원님만 광장에서는 Sunday Market 행사를 한다. 먹거리 행사다.

 

요건 몇일전에 수요마켓 사진~

그땐 상당히 한산했었다.

근데 오늘은 먹거리 장터여서인지 난리 난리가 아니다.

향신료 가득한 음식, 각종 고기 꼬치구이 굽는 냄새, 뭔지 모르겠지만 뭘 자꾸 튀겨대는 튀김 냄새..

그래서 후지근한 밤이다.

그리고 한 가운데서는 라이브를 하거나, B-Boy들이 공연을 한다.
혼자 앉아서 공연을 보거나 혼자 뭘 먹는 사람들이 없다. 참말로~~
이제는 어디로 가야하나?

몇번을 돌며 빈자리를 찾아 앉아보려해도 좀처럼 눈치가 보이고 쑥스럽고...일어서면 또 자리를 뺏길것 같고...

같이 자리를 맡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뭘 하기라도 하지...참말로...

울 싸모님 생각이 굴뚝같이 난다.

내년엔 꼭 같이 와서...

진짜로 먹고 싶은 거 마구 시키고 라이브도 보고 해야지...

 

그나저나..난 또 맥주 한잔 할 곳을 찿아보자.
애초엔 라이브로 재즈나 팝을 연주하는 곳을 찾아가려했으나, 몇번의 실패에 이제 위축이 된다.

그래~ 별 수 없다. 이제 시간도 늦었고, 이 근처에서 해결해보자.
결국 제일 안쪽에 팝업스토어 같은 곳. 

문닫기 직전의 피자 스토어에서 피자 2인분용..240바트.

반대편 안쪽에 있는 맥주 스탠드에서 싱아 한병을 시켜놓고. 피자 오기를 기다린다.

이제 한병을 거의 다 먹어 가는데...왜 안오지?

하여간 태국은 사람들이 너무 너무 루~~즈해...(좋은 말로 느긋해...ㅋ)

이 아저씨의 라이브에 위안을 삼아 한잔.
하지만 10분후에 이 아저씨도 자리를 털고 가버렸다. 쓸쓸하다.


에효...뭘 하려해도 자꾸 움추려든다.
눈치를 보게되고 특히 한국말이 들리면 그 자리를 피하게된다.
늙수구레한 아저씨 모습을 한 나를 내가 봐도 그렇게 이뻐보이진않다.

물론 당당해 보이지도 않다.
옆구리가 허전하다 못해 시리다.
언능 숙소에 들어가서 샤워하고 우리나라 TV 재방송이나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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