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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풍경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일일투어 다녀오기 본문
어떻게 하다보니 3주가 휙 지나가버렸다.
그래...도이수텝 봤으면 된 거지 뭐...
이러고 있었는데 그래도 치앙마이 왔으면 빠이도 가야하고, 몬쨈도 들러보고, 코끼리 카페 체험도 해봐야 한다고
카페글에서 또는 유튜브에서도 많은 소개가 있었다.
근데 그런 거는 혼자가기에는 좀 그랬다.
혼자 다녀도 괜찮은 것이 어떤게 있을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치앙라이의 화이트사원, 블루사원 당일투어였다.
일단 한국인이 가이드하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KLOOK이라는 어플에 있은 엑티비티를 찾아봤다.
좋은 게 있었다. 가격도 투어 세부 일정도 아주 맘에 드는.
그래서 결제를 시도했는데...이런...요건 최소 2인 이상만 가능한 상품이란 것.
참말로 혼자 다니는 것도 서러운데...아주 염장질을 하는군.
에효~ 그럼 다음 어플. 이름하여 kkday.
오호 여기는 가격도 약 200바트정도가 더 싸고 투어 일정을 똑같고, 또 직접 콘도에 와서 데리고 가고 일정이 끝나고 데려다 준다네....좋아 좋아...역시 사람은 여러 곳을 찾아봐야혀...
그리고 다가온 당일 아침 7시.
로비에서 기다리니 어떤 친구가 나에게 전화를 건다..로비 앞에 차를 세우고.
나라는 것을 직감하고 핸드폰을 흔들었다.
15인승 봉고차같은 건데 언능 탔다. 운전수 바로 뒷자리. 거기가 무릎을 움직이기가 제일 편한 곳이었다.
내가 첫번째 탑승자이고 이제 올드타운으로 가서 곳곳이 호텔앞에 나와 있는 이 투어 참가자들을 둘씩 둘씩 차에 쓸어 담는다.
그렇게해서 나를 포함 총 11명.
옴마...이거이 뭐여..
한국인은 나 혼자다.
스페인인 3쌍, 네덜란드 1쌍, 그리고 대만 여성 2인.
가이드란 놈의 영어 실력은 거의 난이도 높은 아시아인 듣기 테스트 시험 같았다.
그의 말을 알아듣으려면 온 신경을 귀에 모아야한다. 란나왕국을 대표하는 도시며 화이트템플은 한분이 직접 수십년의 세월에 걸쳐 만들었고 뭐 어쩌고 저쩌고 씨부려쌌는다.
한 시간 반을 달려 잠깐 화장실 다녀오라고 15분의 시간을 주며 내리란다.
차가 아주 엉망이다. 에어콘도 잘 안되서 차안이 약간 후덥지근하다. 그리고 묘한 냄새는?
온천인데 족욕도 할 수 있게 되어있고 한쪽에서는 이렇게 온천물에 계란도 삶아서 판다.
근데 황당하게 화장실 사용료를 5바트를 받는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니~~
다시 차에 올랐다.
내옆에는 젊은 스페인 연인들이 앉았는데 잘 생기고 이쁘다. 영화배우들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허리가 서서히 아파온다~~.
주의사항에 있었어~
허리통증 환자나 임산부들은 투어참가를 삼가해달라고~~
하지만 참아보자~
드디어 도착
아~~ 중간에 가이드에게 속아서 300바트짜리 조그만 민속마을 들른 곳.
좀 허술하고 물건파는 가게만 즐비하다.
사진 같이 찍고 20바트~
그리고 화이트템플~~
이건 와보길 진짜 잘핸듯~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 사원이다.
이걸 한 사람이 만들었다고?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
너무 아름답고 경탄이 절로 나온다.
지나가는 옆자리 두친구들 사진을 찍어주고 나도 한장 부탁해서 건진 사진.
근데 이 나이가 되니 같이 찍자고는 말을 못하겠다. 기념으로 얼마든지 부탁할 수 있는건데~~
그리고도 삼십분을 더 감탄을 하면서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얼마나 많은 시간의 노력으로 이뤄진 걸까?
지금까지 이뤄논게 하나도 없는 나 자신의 초라함이 그림자가 되어 따라온다.
요건 동자승과 뒤 벤취에 앉아있는 분위기가 절묘하게 맞는 것같아서 찰칵.
그리고 태국불교사원에서 빠지지않는 황금탑.
여기도 있었다.
멀리서 본 황금탑이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잠깐 물을 버리러 간 곳.
이분이 화이트템플을 직접 손으로 만드셨다는 분.
남들 다 앉아서 찍는다하여 뭐 나도 찰칵.
원래 이런것들은 가이드가 따라다니면서 설명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면서 팁도 유도하고 그러는건데 우리 가이드는 걷는 것이 불편해서 지팡이를 집고 다닌다. 그래서 들어가서 맘껏 보시고 몇시까지 들어간 곳으로 다시 나오라하는 스타일이다.
싼게 비지떡인가?
이렇게 화이트템플만 봤는데 벌써 12시반.
아침 7시 출발해서 지금까지 먹은게 가이드가 나눠준 물뿐이어선지 배가 고프긴하다.
가이드가 우릴 델고 간 곳은 차로 5분거리도 안되는 부페식장.
근데 그게 우리동네 어른들 싸게먹는 한식부페같은건데 태국식인거지~
이집입니당
다 일일투어오신분들만 가득한 식당
여기서 문제 나갑니당
우리 투어 가이드를 찾으시오.
정답 맞추신분은 팔자대로 멋지게 살겁니당.
우리차 조수석쪽 앞유리에 널려있는 우리눈에 친숙한 인형들이 쪼르르 앉아있다.
다음일정을 이상한 영어로 열라 침튀기며 설명하는 가이드의 열정에 감탄.
레드사원에서 4명 내리고, 나머지는 블렉템플에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전원이 블루템플로 가서 둘러보고 치앙마이로 고홈.
대충 이런 야그를 듣고 우리는 또 출바알~~
레드템플에서 나도 내렸더니 넌 아냐~~ 신청안했자놔~~ 그래서 다시 승차.
그리고 간 곳이 블랙탬플이 아니라 블랙 뮤지엄이래요.
여기도 개인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작업실 겸 박물관이었다.
검은색 티크목재로 만든 곳인데 나름 느낌이 있었다.
요건 어느 흑인 여성분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인데 본인은 엄청 잘찍었다고 뿌듯해햇다.
그러면서 근접촬영까지 시도해서 찍은 사진
이게 잘 나온거 맞습니까?
뭐 인물이 안생긴걸 탓해야지요.
이제 서서히 지친다.
걷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아직 한군데 더 가볼 곳이 있는데~~
당일치기 투어 빡세다.
나오면서 보니까 우리 가이드는 그늘아래 편하게 벤취에 누워 라인으로 누군가와 열심히 토크어바웃 중이다.
이 친구는 전혀 성의가 없어 보인다.
11명의 승객들과 친해지려는 시도조차 하지않는다.
투어에 온 일행들도 다~따로 따로 논다.
처음엔 같은 동양인이라 대만여성들과 사진 같이 찍어주기하면 좋을 것같아서 대화를 시도하려고 찾았는데 차에서 내리면 어디론가 사라져서 기회가 없다.
일부러 날 피하는 느낌?
옆에 앉아있던 스페인 이쁜이는 지 남자랑 셀카놀이에 빠져있다.
그리고 6인의 스페니쉬들은 지네나라말로 씨부렁대니 여기도 아웃이고.
한팀남은 네덜란드 친구네는 나랑 눈인사를 하며 서로 사진 찍어주자고 의기투합을 했는데 같이 온 여자가 부인이 아니라 여동생이라며 두세장 찍어주더니 삐진 여동생 달래느라 그 큰덩치에 땀을 삐질삐질 흘려대더니 동생이랑 없어져버렸다.
그래~~ 원래부터 혼자왔으니 난 괜찮아 ~흑.
이제 마지막 블루템플.
여기는 입장료가 없다.
이 사원은 실물보다 사진이 더 잘 나오는 듯하다.
특이하게도 여기의 부처님은 황금상이 아니다.
화이트템플 부처님도 그랬다.
내 옆에 앉았던 이쁜이.
자기들은 영어를 잘 못해서 미안하다며 어른 대접도 해준다.
야들아~~ 나도 영어 잘 못해. ㅠ
이렇게 하늘이 깨끗한 날에 이곳에 온 것이 행운이다. 파란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리는 블루템플. 우리나라의 가을하늘처럼 파란색 물감을 확~ 뿌려논 듯한 하늘이지만, 날씨는 엄청 덥다. 살에 햇빛 화살이 파바박 박히는 듯하게 따갑고 덥다.
이제 일정을 마치고 차에 오른다.
체 10분도 되지않아 옆 친구들은 입을 헤~~벌리고 잘도 잔다.
이제부터 세시간반을 달려가야 치앙마이다.
귀속에 이어폰을 끼워놓고 티스토리에 글을 올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통증으로 자세를 자꾸 바꿔본다.
이렇게 단체로 투어를 다녀본지 얼마만인가?
여러가지 상념들이 머리속에서 서로 엉킨다.
앞으로의 생활은 이렇게 고독해질까?
이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우리말을 사용하는 누구와도 앞으로 대화가 안되는 상황이 생기진 않을까?
오늘처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전허 서로에게 어떠한 관심이 없이 기본적인 예의만 차리는 그런 생활들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뭔가의 돌파구를 찾아가야 하는데~~
삶의 셋팅을 다시 해야하나?
과거와 다른 개념으로?
상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허리도 아프고, 잠은 안오고,
그래~~ 그래도 오늘밤안에는 치앙마이에 도착하겠지.
도착하면 땅콩에 시원한 맥주 한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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