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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들

치앙마이는 나에게 어떤 의미이었나?

산풍경 2024. 10. 19. 16:06

오랫만에 한가로움을 즐기기로 했다.
이곳 치앙마이에서의 생활은 앞으로 5일.
어설프기만 이곳의 생활이 서서히 익숙해지기 시작하는데 이제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
오늘은 이른 아침에 노스힐에서 18홀을 돌고 배가 슬슬 고파왔다.
그래서 전번에 같이 라운딩을 한 염프로가 꼭 가보라고했던 음식점에 들렀다. 10시30분 오픈.
도착하니 11시쯤 되었다.

항아리 삼겹살구이집인데 염프로가 유일하게 또간집이었다면서~~

요 항아리 안에서 삼겹살이 구워진다.

드디어 나온 식사~~
쏨땀은 나의 최애 사이드 디쉬.

여전히 여기도 한국 젊은이 천지다
난 이곳 치앙마이에서 너무 많은 우리 청춘 남녀들을 목격했다. 너무 궁금하다.
휴가철도 아닌 비수기 시즌에 이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왜 이곳에 있을까?
직장은 어떻게 하고?
이곳은 그리 생산적인 곳이 아닌데~~
나같이 시간 남아돌아서 뭔가 아무생각없이 쉬고싶은 사람들이 오는곳인것 같은데~

적어도 난 이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휴식이었다. 그냥 나만의 Healing Site로서는 이곳이 최적이라 생각했다.

각종 SNS에서 Top3안에 드는 최근 가장 핫한 카페 No.39이다.
다행히 여긴 주차장도 있다.
삼겹에 솜땀 거하게 한 접시씩 하고 왔으니
음료수도 Flex해야하지 않을까?

혼자서 시원한 코코넛에이드,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따뜻한 카페라떼 이렇게 두잔을 시켰다.
직원들이 살짝 놀랜다.
야들아~~ 괜찮아. 오늘 난 시간이 많아~
좀 오래 있을거거든.
요 글 다 쓸 때까지 안갈껴~~

한국 젊은 처자들의 인생샷 놀이하는 것을 찰칵

다시 돌아와서 나는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세가지다.
첫째, 골프 인프라.
둘째, 저렴한 음식과 열대과일.
셋째. 옥상에 대형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는 최고급 콘도에서의 생활.

두번째와 세번째는 대충 이전 글들에서 이야기한듯하다.
오늘은 내가 이곳 치앙마이에 온 가장 큰 이유이며  의미였던 골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이곳 치앙마이에 이 계절에 온 이유는 이 시기가 우기의 끝이라고 생각했고, 이 시기가 한국인들이 가장 없는 비수기라는 점이었다.
물론 첫번째 이유는 50년만의 홍수라는 자연재해땜에 ㅇㅓ쩔 수 없이 우기의 한가운데에서 허우적거리게되였고, 두번째 이유인 골프 비수기는 맞았다.
이곳 치앙마이에서 18홀 이상 정규홀 골프장은 거의 다 돌아봤다.
비싼곳은 그린피, 카트, 캐디피 포함 130000원, 가장 싼곳은 52000원.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직접 골프장에 가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골프장은 어딜까?
우리는 또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하니까~~
값싸고 골프치기 좋은 가성비 끝판왕 골프장은?
두구두구두구~ 바로 여기다.


오전 티업은 이곳 치앙마이에서 가장 비싸다.
성수기때는 20만원이 훨씬 넘는다.
근데 야간티업은 싸다.
ㅋㅋㅋ 오후 2시티업이 야간경기라고 50%할인해준다.
우리동네에서는 오후 5시부터가 야간티업인데.
난 총 두번쳤는데 매번 외국인이라고 1700바트. 우리돈으로 70000원근처였다.

써밋그린밸리 시그니쳐 홀

앞팀에 태국인 6명이 라운딩 중이라 캐디랑 사진찍기 놀이중임.

치앙마이 골프를 온 이유중 하나가 캐디때문이다. 난 우리나라 캐디들에게 캐디피를 내는 게 너무 아까워하는 일인이다.
내가 고객인데 어느 골프장을 가던 캐디들의 눈치를 봐야한다. 앞홀이 비어있기만하면 난리 그런 난리가 아니다. 무슨 모지리 혼내듯이 닥달을 한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어떨때는 캐디때문에 그날 스코어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캐디가 맘에 안들어 화가 나고 그 화를 풀길이 없으니 공에다가 화풀이하다가 결국 OB만 여러개내고 처참하게 라운드를 마친다.

그런데 이곳 캐디들은 진짜 친절하다. 혼자왔던 여럿이 왔건 자기가 담당하는 고객의 기분을 상하지않게 조심 조심 최선을 다한다.
어느 골프장을 가도 이런 캐디의 태도는 똑같다.
고객에게 절대 독촉하지 않는다.
충분히 기다려주고 심지어는 제발 천천히 치라고 몇번이고 고객을 calm down시킨다.


그런데 이곳의 최대 단점은 야간티업이 싸기때문에 태국인들도 평일 근무시간에도 많이 온다는것이다. 그래서 혼자쳐도 평균 3시간반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홀의 난이도, 그린 컨디션, 페어웨이등은 상급이다. 다른곳에 비해 전장도 긴편이어서 그렇게 쉽게 Par가 나오질 않는다.

오늘 만난 캐디 버디못했다고 한국 못간다고~넘 안타까워한다. 내일 또 와서 꼭 버디하고 가라고~~ㅎ

그 다음에 역시 돈값하는 알파인 골프장이다

우리나라 골프장과 가장 흡사한 곳이라 볼 치기가 편했다.
그린 스피드도 상당히 좋았고,
페어웨이와 러프의 구분이 확실해서 러프에 들어가면 어느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했다.
전반적으로 만족했던 골프장.
한번 더 오고 싶은 곳

세번째 좋은 골프장은 하이랜드다.

좀 멀긴했는데~
가는 길이 마치 우리나라 경치좋은 드라이브길 같아서 좋았다.
가는 길 주변에 전원식 음식점이나 카페, 그리고 조그만 동네 시장도 있어서 잠깐 들러서 구경하고 뭘 사먹어도 좋겠다는 생각.

들어가는 입구부터 골프장같다.

프로샵앞에 있는 코끼리상
이곳 치앙마이에 있는 거의 모든 골프장에는 이렇게 코끼리상들이 골프장을 지킨다.

하이랜드의 티샷표시.

홀인원을 바라며 이곳에서 한 컷~~
ㅋㅋㅋ 헤저드~~똑람~~ 퐁당

이쁜 골프장이고 전반적으로 코스배열도 난이도가 적정했다.
이곳 치앙마이의 골프장 그린은 좁다.
우리나라의 투그린이 있는 곳같다.
그린 사이즈가 커야 20미터정도.
그래서 어지간하면 파온이 쉽지않다.
그린과 페어웨이와 러프의 구분이 확실해서 러프에서의 샷은 정말 신경써야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절대로 예상한 방향으로 가질않는댜. 그래서 쉬운듯 어렵다.
그린도 거의 언듈레이션이 있어서 라인 읽기가 쉽지않다.

다른 골프장도 다들 장단점들이 있다.
내 주관적인 판단에
아니 내 스타일에는 위 세 골프장이 딱이었다.

치앙마이는 혼자 돌아다니기에는 약간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골프 치기에는 솔로골퍼가 최고로 좋다. 거의 모든 골프장이 앞팀이 밀리면 솔로골퍼의 편의를 봐줘서 홀 패스를 해준다.
그래서 혼자와서 골프치는 사람들에겐 여기가 천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혼자서 정규홀에서 골프를 칠 수가 없는 시스템이다.
거의 네명이서 쳐야한다. 두명이서 치려고해도 최소한 세명분의 그린피를 내고 캐디피는 네명분, 카트비도 네명분을 내야한다.
얼마나 불합리한가?
그래서 골프 한번 치려하면 최소한 2주전에 네명을 채워야하고 한명이라도 펑크를 내면 비상상황이 된다.
갖가지 아쉬운 소리를 해가면서 한명을 채워내야만 힌다.
난 꼭 4명이 쳐야하는 한국의 시스템에  스트레스가 있다. 4명의 개성이 다 다르고 실력도   다르니까 어떤 분이 잘 안되면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러면 즐거워야할 골프가 눈치게임이 되버린다.
그리고 성수기에 골프장 부킹한번 하려면 손가락에 쥐가 난다.
적어도 이곳은 그런 스트레스가 없다.
난 하루전에 부킹 예약을 했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한국사람들과 조인골프를 총 세번 해봤는데 역시 난 솔로골프가 편하다. 그냥 캐디와 손짓발짓하는 의사소통이 훨씬 편하다. 이곳 치앙마이의 캐디들은 골프 치는데 거의 문제없는 기본적인 우리말은 한다.
벙커 왼쪽 봐~~
앞에 퐁당
내리막 왼쪽 한컵
똑바로

결론:  이곳 치앙마이에 온 여러 이유들중에 첫번째의 만족도가 높아서 다른 요인들이 어느정도 용서가 된다.
많은 곳을 보고, 여러 맛집. 카페를 돌아다니고,
몇가지 체험을 해보는 것들을 목표로 삼고 온 것이 아니기때문에 그런 것들은 다음에 다시 온다면 해도 될 듯하다.
이제 치앙마이에서 생활이 홍수때문에 다사다난하긴했다.
인생에서 계획한대로 제대로 되는 일이 있던가?
자신이 계획한 것의 50%만이라도 이루어졌다면 성공아닐까?
이곳 치앙마이에서의 생활은 50%이상 만족하니까 그 정도면 이곳은 나에게 의미있는 곳이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