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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들

타국에서 아프지말자

산풍경 2024. 10. 21. 17:50

이국땅에서 아프니까 서럽다.
어제 점심부터 배가 살살아프더니 명치끝에 뭐가 걸린듯이 쿡쿡 쑤시며서 배 전체에 가스가 차고 숨 쉴때마다 배 전체가 아프다.
체했나보다.
뭘 먹어서?
하루 전으로 가보자.
밤에 유독 피자가 먹고싶어서 찾아보니 차로 5분거리에 유명한 피자집이 있다.
언능 가서 마르게리따 피자를 280바트에 구입하고 세븐11에서 맥주 사가지고 와서 기분좋게 흡입과 드링킹~~
그리고 다음날 라운딩이 없는 날이라서 느긋하게 일어나서 어디 갈 만한 곳이 없나 뒤져보다가 나에겐 원수같은 핑강이 바로 앞에 보이는 꽤 괜찮은 잘나가는 카페를 찾았다.
이제 겨우 9시반~~ 한가하겠지?

역시 한가했다.
손님은 나 혼자뿐.
카페라테와 이집 시그니쳐인 바나나크림 로띠를 주문해서 핑강이 잘 보이는 곳으로 이동 그리고 찰칵.

요 로띠가 예술이다. 더 먹고 싶은 걸 참았다

인증샷을 안 찍을 수 없지.
반대쪽 의자에 폰을 잘 세우고 타이머 작동 찰칵.

이것도 어렵게 찰칵.
날이 흐려서 배경이 그렇게 이쁘게 나오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아주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핑강 유람하는 배~
완전 흙탕물인데 그래도 사람들도 많이 탔다.
이렇게 기분좋게 한시간을 보내고
어딜갈까 주변 탐색을 하다가 10분쯤 이동하면 코코넛 마켓이 있다길래 그쪽방향으로 시동을 걸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차속에서 우산을 꺼내쓰고 코코아마켓 사진을 찰칵. 어랏? 하늘이 파랗다.
이곳 치앙마이의 우기는 예측불허다.
비가 오다가도 거짓말같이 파란 하늘이 나타난다.

조그마한 야외 시장인데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운영하는 사진찍고 인스타에 올리기좋은 그런 풍경을 보여준다.

여기도 한국 젊은이 천지다.
중국인도 많은 듯.
비닐 우산을 공중에 달아놨는데 그게 이뻐보이긴 한다.
배가 고프다.
뭘 먹어야하는데 배가 더부륵하다.
이때부터 증세가 시작되었나보다.

그래도 코코넛스무디는 무조건 먹고 가야지~
최애 음료 구입

요렇게 이쁜 꽃으로 데코레이션을 해주니 훨씬 더 맛있어 보인다.
근데 몇 모금 마시자 배가 갑자기 더부룩해진다?
응? 왜 그러지?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 다 귀찮다.
그냥 숙소에 가서 쉬고만 싶다.
그래서 네비게이션에 경로를 찍어보니 중간에 BigC마트를 지나간다.
그래 어제 맥주가 좀 부족했어~
뭐 먹을 것 좀 사가지고 가자.
맥주와 수박 망고 연어껍질스낵을 사고 나올려다가 이제 오늘은 더이상 식사를 안할 것 같아서 푸드코트에 가서 50바트짜리 어묵국수 맛나게 비웠다.
그런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배를 뒤틀기 시작한다.
숨을 못 쉴 정도로 힘들다.
식은땀이 흐른다.
간신히 숙소에 도착.
일단 가져온 소화제를 먹어본다.
효과가 없다
그럼 감기약.
이것도 효과가 없는 듯.
그래~~ 민간요법.
손가락 사이의 합곡혈, 그리고 엄지발가락 사이의 혈자리를 겁나 눌러본다.
아프기만 디지게 아프고 안된다.
움직일수록 통증이 세지니 그냥 누워 있는게 장땡이다.
비몽사몽 누워서 몇시간을 보내고 갑자기 떠오른 편의점에 혹시 급체약이 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세븐11 도착.
이제부터 파파고의 힘을 빌려야한다
약병들을 골고루 스캔하다가 빙고~

이런게 있었다. 해석은 개판이지만 일단 급체한데 효과가 있는 것 같긴 한데 가격은 겨우 24바트.
가격이 겨우 1000원?
이거 좀 말이 안되는데?
라고 생각은 했지만 언능 사가지고 입에 털어넣는다.
우웩~~ 맛이 왜 이래?
우리나라 활명수 생각하고 벌컥 들이켰는데 이상한 향이 나고 기분나쁘게 쓰다.
억지로 두모금 마시고 나머지는 버렸다.
숙소로 돌아와서 이제 마지막 수단을 쓰기로 결단을 내리고 양손의 엄지손가락 위를 따기로한다.
아~~ 내 손으로 피를 낸다는 게 이리 힘들다니?
몇번의 시도끝에 겨우 모기 똥만하게 구멍을 내고 열심히 피를 뽑아본다.
하이고~~
느낌상 조금 편해진듯하다.
그리고 밤새 낑낑대다가 하루가 지난 지금도 어제처럼 심하진 않지만 여전히 명치근처가 아프다. 치앙마이에서 마지막 골프라운딩이 있는 날인데 포기하고 쉬기로했다.
먹은거는 물 뿐이고 걸을 때마다 명치근처의 통증이 느껴지니 아무리 선불주고 예약한 라운딩이 아까워도 골프는 무리다.
그래~~ 아프지 말아야한다,
골프야~~ 몸만 건강하면 언제든지 칠 수 있는것.
이렇게 몸이 아프니까 막 다 때려치고 우리집에 가고 싶다.
따뜻한 죽 한사발 먹고싶다.
아~~ 그치만 오늘까지는 금식해야겄지?
냉장고에 맛있는 망고와 수박도 있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