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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야 한달살기 골퍼의 일상

산풍경 2024. 10. 31. 10:43

집이 아닌 타지로 떠날 때, 어떤 목적으로 어디를 갈것인가에대한 방향 설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치앙마이에서의 한달은 휴식과 힐링이 목적이었다면 이곳 파타야에서의 목적은 골프와 바닷가를 거닐며 한가로움을 즐기는 것이었다.
그런데 파타야에 온 지 몇일만에 바닷가의 낭만은 포기했다.
군산 앞 바다의 황토색 바다를 연상하는 파타야 Beach는 나의 환상을 확실시 깨주었다.

멀리 마천루들이 우뚝 서있는 북쪽의 파타야는 세련되었는데, 발 밑의 바다는 뭐지?

 

그리고 파타야 시내 부아카오 거리에는 한집건너 술집이 즐비하다.
근데 그곳에는 비슷 비슷한 늙수구레한 백인 노인네들이 맥주 한병 놓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의 Tree Town
밤엔 이곳에 나 올 엄두가 안난다,

 

 

유흥은 이제 필요없다.
모든 게 나이가 있다.
희끗희끗한 반 대머리의 중년에게 유흥은 오히려 처량한 발버둥일 뿐이다.

여기는 그래도 점잖은 편이지만 바로 옆 골목은 길가에 Bar가 즐비하다.


그렇다면 남은 한가지 목적에 충실하는 것이 나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일 것같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래 골프에 집중헤보자.

18홀중에 무려 10번이상을 벙커에 빠졌던 날 기념으로 찰칵.


아침에 일어나면 골프 티업 한시간 반 전에 골프바에 가야하니 아주 바쁘다.
아직도 옛습관이 남아있어 새벽 6시만 되면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아이고~~출근해야지' 하는 머릿속의 루틴에 헛웃음이 지어지기도 한다.
모닝샤워하고 빨래거리들을 세탁기에 돌리고 간단히 방 정리를 한다.

다시 거울앞에 와서 선크림을 꼼꼼히 얼굴 여기저기에 쳐바른다.
한국에서보다 두배 더 두껍게 바르는 것 같다.
골프전용 에코백을 어깨에 걸치고 이제 집을 나선다.
숙소에서 골프바까지는 약 18분.

 

이곳 파타야에는 이처럼 우리말 간판이 있는 골프바가 여럿있다.

근데 바로 골목을 나와서 큰 길가에 고타이라고 유명한 골프카페가 있는데 나는 또 의리를 지키기위해 이곳 오라오라에서만 골프를 치기로 했다. 짤순이 골프도 괜찮다고 하는데...이곳 오라오라에서 방도 구했고, 골프채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귀찮고, 사장의 인상이 순해보여서 - 나도 얼굴 본다잉- 

그렇게 아침 8시반경에 하나 둘씩 골프 유랑자들이 도착하고, 가볍게 눈인사하고, 차량에 오른다.

우리의 생명을 담보하고 있는 밴 기사님- 여성인데 베스트 드라이버.

 

그리고 싱글을 꿈꾸며, 혹은 홀인원을 꿈꾸며, 구장으로 향해 달려간다.

차 속은 침묵만이 가득하다. 

서로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다들 5~6일, 아니면 한달 있다가 갈 사람들이라서 서로 통성명도 잘 안한다.

어차피 곧 사라질 사람들이란 것을 알기때문에 ....

그냥 골프만 같이 치는 것이다.

그늘 집에 가서도 자기 먹을 것만 사가지고 와서 먹는다.

서로 내가 사네 니가 사네 이런거 없다. 

정 뭐하면 캐디 음료수나 사가지고 카트에 타고 다음 홀로 간다.

처음엔 뭐지? 그랬는데

그래 이게 편하다. 

앞으로 다시 볼 사람들도 아닌 데 뭐....이런 생각.

다들 그런 것처럼 보인다. 

즉 같이 치기는 하는데 마치 나 혼자 치는 느낌....ㅎㅎㅎㅎ

자동차의 엔진 소리만 가득한 밴의 풍경. 다들 비장하게 칼을 가나보다.

 

혹시 하고 갔다가 역시하고 오는 골프라는 운동.

그래도 간식으로 먹는 요 라면은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생각날 것 같다.

똠양라면+삶은 달걀=겁나 체력보강이 된다.

 

그래, 오늘은 안 맞았으니까 훌훌 털고 내일은 잘 될꺼야..하면서 졸다보면 파타야 시내에 도착한다.

카페 밴장님의 간단한 총평과 핸디 조정, 그리고 그날 잘 치신분의 시상. 

내일의 일정에 관한 설명까지 듣고, 

나는 볼트 오토바이를 불러 피곤한 몸을 땀내쩌는 라이더의 등에 의지하여 숙소까지 달려~~~.

나와 한달 이상을 함께하는 골프화가 들어있는 에코백을 내려 놓는다.

이제 시간은 오후 3~4시 이정도.

잠시 빨래할 것들과, 골프화를 내놓고, 음악을 튼다. 

쉬자...잠시만....

그러나...꼬르륵...배꼽시게가 지금은 쉬는 타이밍이 아니란다..ㅎㅎㅎ

숙소 바로 옆에 붙어있는 실리키친.

언뜻보면 커피숍같기도 하고, 술집 같기도 하고, 레스토랑 같기도 하고....애매모호한 컨셉인데..

ㅋㅋㅋ...사실은 이 모든 것을 다 한다.

근데 이집이 똠양꿍 맛집이다.

식사할 때 마다 똥양꿍을 시켜 먹었다.

새콤하고, 맵고, 그러면서 크리미하고, 태국음식의 전형인 묘한 정향향이 나는 기분좋게 진한 맛.


요 밥은 게살 뽁음밥인데 오메~~ 뽁음밥이 요래 맛나다고...
암튼 우리나라 중국집에서 하는 복음밥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똠양꿍과의 조합이 너무 좋다.

맥주까지 해서..아마 320바트 정도...

지금의 최악의 환율을 감안해도 요 위의 음식 전부해서 15000원이 안넘는다. 

역쉬...동네 음식이 싸다.

두 블럭만 가도 똠양꿍 값이 300바트 정도하니까....

 

암튼 요래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와서...

하루 전에 방송되었던 드라마나 예능 프로중 맘에 드는 것을 골라 시청한다.

사실 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어떻게 보냐고?

고건 말할 수 없다. 왜? 불법 사이트이기때문에...

물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ㅎㅎㅎㅎㅎ

 

그리고는 남는 시간에는 요렇게 글을 쓴다.

이게 또 은근히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 일이다.

글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겨우 길어야 10분?

근데 글을 쓰는 데는 평균 2~3시간, 길게는 이삼일이 걸리기도 한다.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골프 안치는 날에는 방구석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집앞 빅씨마트가서 아이쇼핑하거나, 큰 쇼핑몰에 갔다가 온다.

아니면 스타벅스에 앉아 있든지...ㅋㅋㅋ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어제 밤에 구글지도로 동네 탐색을 하다가 발견하게 되었다.

뭘?

ㅋㅋㅋ...이쪽이 의외로 싼 마사지집들이 많다는 것을.

Beach road쪽의 반 값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가게가 숙소 주변 반경 1킬로 안에 10곳이 넘는다.

발 마사지, 타이마사지, 한시간에 200바트...

단 돈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물론 200바트에 그렇게 마사지를 뭐 잘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혹시 알아?

호기심 발동....함 가봐야징...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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